2015-09-15 | 난임? 습관성 유산의 원인과 해결방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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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습관성 유산의 원인과 해결방안
안녕하세요.
꽃마을플레이스 가족여러분
산부인과 전문의 황유임입니다.
요즘 유난히 하늘이 청명하고, 햇볕은 따갑지만 불어오는 바람은 더이상 후덥지근하지 않아 가을이 오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이런 날씨가 되면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던 어린시절로 돌아가 괜히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올 한해 잘 지내왔는지 되돌아보고 남은 한 해를 잘 지내 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됩니다.
저도 올해 초부터 메디컬노트를 통해 2주에 한번씩 꽃마을 플레이스가족 여러분을 찾아 뵙고 있는데, 과연 그 동안 여러분 모두에게 유용하고 소중한 정보를 드렸는지 되돌아보게됩니다. 임신을 위한 기본적인 상식에서부터 난임과 관련된 질병이나 진단 및 치료 등 여러 가지 주제로찾아뵜었는데, 이번 메디컬노트를 작성하기 전에 문득 정말 중요한 한가지를 빠뜨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임은 아니지만 수 차례 자연유산을 경험한 습관성 유산 부부들을 위한 정보를 드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부터 습관성 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과거에는 20주 이전에 유산되는 경험을 3회 이상 경험한 경우로 정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산을 2회 이상을 경험한 경우로 정의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특히, 유산 전에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심장 박동을 확인했거나, 35세이상의 여성, 난임을 경험한 경우에는 정밀 검사를 받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단, 혈액이나 소변검사를 통해서만 임신을 확인한 후 유산된 경우, 즉 화학적 유산은 습관성 유산 진단에 일반적으로 포함하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전체 여성의 1%가습관성 유산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습관성 유산을 일으키는 원인은 정말 다양하고, 복합적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습관성 유산을 경험한 50-75%의 부부가 원인 불명의 습관성 유산을 진단받고 있답니다. 검사를 해도 딱히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이렇게나 많으니 습관성유산 검사에 대한 회의가 느껴지실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부 원인은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건강한 임신을 위해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겠죠?
유산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잘못된 개수의염색체를 받은 배아가 수정되는 경우입니다. (60%) 이런 일은 어떤 특수한 질병을 가진 사람에서만일어나는 현상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고령의 여성인 경우 더 호발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인 문제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있습니다. 예를 들어 염색체의 수에는 이상이 없으나 염색체 내의 일부가 다른 염색체로 자리를 이동한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전좌(translocation)이라고부릅니다. 전좌를 가진 사람들은 대개 신체적으로 특별한 증상이나 징후가 없으나 그들의 난자나 정자의일부는 비정상적인 염색체를 갖게 됩니다. 이때, 수정이 되면유전물질이 정상에 비해 많거나 적은 배아가 되어 결국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성의 생식기관의 구조적인 문제 특히 자궁의선천적인 기형이 유산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경우는 자궁이 분화되는 과정에서불완전 융화되어 생긴 중격자궁인데, 자궁이 벽에 의해 둘로 나뉘어진 경우입니다. 또한 자궁내유착 (Asherman’s syndrome), 자궁 내착상부위에 근종이나 폴립이 착상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또한 자궁경부의 무력증이 있을 경우 자궁경부가빨리 열려 임신이 종결되는데, 이는 임신 중기에 유산의 원인이 됩니다.
또한 근본적으로 내과적인 질환이 유산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항인지질항체증후군(Antiphospholipid syndrome(APS))은 정상적인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인지질에 대한 항체(루프스 항응고인자또는 항카디오리핀 항체, 항베타 2당 단백 1항체)를 잘못 만들어내어 혈액을 끈적거리게 만들어 원활한 혈류 공급을방해하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따라서 이 질환은 유산이나 자궁내 태아사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또, 잘 조절되지 않고 있는 여성의 당뇨나 갑상선 질환도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낭성 난소도 인슐린과남성 호르몬의 과다 등의 호르몬 문제를 야기하여 유산율을 높이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면역학적인 요인이 주목받고 있는데, 자궁 내 NK 세포가 증가되어 있는 경우 유산율을 높인다는 결과를 토대로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현재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밖에, 톡소플라스마, 풍진, 리스테리아 감염 및 생식기감염 또한 유산의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습관성 유산의 위험인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부부의 나이가 크게 관여합니다. 즉, 여성이 35세 이상인 경우나 남성이 40세 이상인 경우 유산율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유산의 발생 빈도가대략 15%인데, 20-24세 여성의 자연유산율은 11%이고, 40-44세 여성의 자연유산율은 51%로 높은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체중이거나저체중인 경우도 위험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습관성 유산 관련 정밀검사에는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과거의 임신력이나 질환에 대한정보가 가장 중요하겠죠? 뿐만아니라 면역에 관련된 혈액검사, 항체검사그리고 염색체 검사를 받게 됩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유산된 수태 조직에 대한 유전적인 이상을 검사하는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구조적인 문제를 알아보기 위한 영상검사(초음파, 자궁난관조영술, MRI 등) 또한진행하게 됩니다.
만약 염색체 검사상 전좌가 확인된 경우에는 임신 전 유전상담을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유전상담을 통해 정확한 전좌 위치를 확인하고,시험관 아기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착상 전 유전진단을 함께 진행함으로써 정상 염색체를가진 선택된 배아를 이식할 수 있답니다.
2. 자궁의 구조적인 문제 발견 자궁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수술적인 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궁중격이 문제가 된다면 자궁내시경을 통해중격을 제거함으로써, 자궁경부 무력증의 경우에는 임신 13-14주에자궁경부를 묶는 수술을 받음으로써 정상적인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3. 항인지질항체증후군(APS)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인경우에는 정상 임신이 초음파를 통해 확인됨과 동시에 피가 응고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헤파린 주사를 시작하거나 저용량의 아스피린 투여를 병행함으로써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습관성 유산의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이실망스럽고, 또 앞으로의 임신이 더 두렵게 느껴질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결코 절망하시거나 포기하지 마시길 바래요. 통계적으로 볼 때 3번의유산을 경험한 여성이라도 그 중 60-80%는 결국 임신에 성공하고, 만삭 때까지 문제없이 임신을 잘 유지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혹시 내가 나머지 30%에 해당하면 어쩌지 걱정되실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모두 잘 알고 계시겠지만 비타민과 엽산 등을 임신 전부터 복용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내 몸부터 관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또 건강한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 및 착상이 이루어지도록 배란일을 맞춰 임신 시도를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양,한방 산부인과 의료진과의 상담과 적절한 치료도 큰 도움을드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들이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희망을 갖고, 노력해나가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 힘과 용기 잃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