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1 | 자궁경부암의 주원인! 인유두종바이러스, 임신 가능할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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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의 주원인! 인유두종바이러스, 임신 가능할까요?
안녕하세요? 꽃마을 플레이스 가족 여러분. 산부인과 전문의 황유임입니다.
요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인해 나라가 무척 떠들썩했는데요. 메르스는 과거에는 사람에게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람간 밀접접촉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고 되어있죠? 감염이 되면 열을 동반한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쉽게 의심할 수가 있답니다. 혹시 나도 감염되는 게 아닌가 걱정되어 바깥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고, 옆 사람의 작은 기침에도 민감해졌던 요즘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나흘째 메르스 확진자가 없다는 발표를 보니 메르스도 차츰 안정세에 들어간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이번 주 메디컬 노트에서는 여성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보면 어떨까 합니다. 메르스처럼 즉각적인 임상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조용히 우리 몸 속에 침입하여 수년 내에 암을 유발하기도 하는 어찌 보면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죠, 바로 인유두종바이러스 입니다.
인유두종바이러스 (human papilloma virus: HPV)는 피부나 점막의 케라틴 생성세포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DNA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서는 양성 병변인 사마귀 등의 유두종을 만들기도 하고, 자궁경부, 외음부, 질, 남성의 음경이나 인두, 항문 등에 암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특히 16형, 18형의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의 70%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대개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고, 성기 및 항문 부위를 감염시키는데, 다행히 젊은 남성과 여성에서 발견된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의 약 70%는 2년안에 자연적으로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감염이 지속되는 경우 이중 5-10%에서는 16형, 18형 등의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외음부와 자궁경부에 전암병변이나 암이 유발된다고 합니다.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자연적으로 사라질 확률이 낮고, 반복감염 및 면역기능 저하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자궁경부 상피에 머물게 되면, 정상세포의 변형을 만들어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년 이상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그 밖에도 흡연, 장기 피임약 복용, 면역력 저하 등으로 인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이 촉진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죠?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성접촉에 의해 감염되기는 하나 사실 남녀 모두에게서 매우 흔하게 나타나며,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는 남녀라도 50-80% 정도가 평생에 한번 이상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다고 합니다. 대한부인종양학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 10명 중 3명이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라고 하니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잠복감염까지 포함한다면 감염률이 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는 자궁경부암 검사상 이상소견이 나오는 등의 특수한 경우에 시행하여 자궁경부암 검사 결과를 보조하는 목적으로 쓰이고 있고, 검사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선별검사로 쓰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만약 지속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사상 정상소견을 보였다면, 이 검사를 받아야 할 필요성은 적겠습니다. 그러나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이형성증과 같은 결과를 보인 경우에는 본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니 반드시 필요합니다.
남성에세는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적고, 검사 자체도 힘들어 특별히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에는 검사를 시행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해서 부부관계를 중단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부부관계 시 콘돔사용은 여러 가지 성병의 전파도 어느 정도 예방하는 만큼 사용하면 감염예방에 도움이 되리라 판단됩니다.
우선, 인유두종바이러스 자체가 임신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는 없습니다. 다만, 인유두종바이러스로 인한 자궁경부의 전암 병변이 관찰되어 원추절제술을 받은 경우, 수술 후 자궁경부길이가 대개 짧아지기 때문에 임신 중 자궁경부 봉합술을 받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합된 자궁경부가 태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면, 조기분만 될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임신이나 아기의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하니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수직감염 여부와 감염된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아기의 성장과정에서 임상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연구가 지금도 꾸준히 진행중이며, 새로운 결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 예로, 서울대병원에서 2009-2010년까지 건강한 임산부 1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임신부를 통해 수직 감염되는 감염률이 19%에 달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조사대상 중 24%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 양성을 보였고, 이들 중 임신기간에 태반 검사를 통해 19%에서 태아 수직감염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였다고 하며,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임신 초, 중, 후기에 관계 없이 태아에게 수직 감염 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합니다.
반면 SCI저널인 European Journal of Obstetrics & Gynecology and Reproductive Biology에 개재되었던 한 연구에 의하면 분만 직후 태반과 제대혈 그리고 모체 말초 혈액의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한 결과 임산부의 15.4%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고, 이들 중 20.8%의 신생아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으나 바이러스 양성을 보였던 신생아에서 2개월 후 다시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와 수직감염이라기 보다 분만과정의 일시적인 오염인 것으로 결론 짓기도 했습니다.
단, 성기 주변에 저위험군 인유두종바이러스로 인한 곤지름(사마귀)를 가진 임산부의 경우 임신 중 호르몬의 변화 혹은 면역체계의 변화 등으로 인해 사마귀의 크기가 커질 수가 있고 출혈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드문 사례이기는 하나 아기에게 수직 감염되어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호흡기에 사마귀가 자라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어 수술이 필요한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였다고 하니, 사마귀가 있는 경우에는 의료진에게 알리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 입니다. 그동안의 궁금증이 조금 풀리셨나요? 이 글을 읽으신 우리 꽃마을플레이스 가족분들은 적어도 1년에 한번의 자궁경부암검사를 통해 나의 자궁이 안전한지 꼭 살피시길 바랍니다. 또, 결과가 매번 정상이더라도 자궁경부암백신을 맞아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군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을 임신 전에 미리 예방해두시길 바랍니다. (꽃마을에서도 검사와 예방접종 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