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6 | 건강을 위해 챙겨먹는 식품! 내게 맞는 음식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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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맞는 음식, 건강식품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딱 맞는 음식 및 건강식품을 콕 집어 찾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현재 도움이 되지 않는 음식 및 건강식품은...조금만 주의깊게 살펴본다면...
우리가 쉽게 접하는 우유, 커피, 그리고 홍삼에 대해서, 진료실에서 느껴본 바를 적어봅니다. 건강을 위해 내가 혹은 우리 가족이 자주 챙겨먹었던 음식이 혹시 나에게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시는 기회가 되셨으면 합니다. 첫 번째, 우유입니다. 유당불내성으로 소화불량, 복통, 설사 증상이 있는 분들은 알아서 스스로 우유를 멀리 하는 편입니다. 소화장애만 없다면, 성장에도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과 함께 아이들은 우유를 많이 권장받게 됩니다. 하물며 성인중에도 혹시 더 키가 크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우유를 엄청나게 늘려서 드시고 있는 경우를 보았고,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고 중노년기 연령에도 즐겨드시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물론, 저도 비만치료를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간편한 대용식으로 우유를 권해드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알러지 관련 증상(비염, 천식, 아토피, 소화불량)을 뚜렷이, 그리고 오래 고질적으로 보이는 분들에게는 우유를 제한합니다. 대표적인 알러젠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가 키가 안크면 어떻게 하냐구요? 우유 말고 다른걸 잘 먹어도, 또 다른 조건이 충족된다면, 꼭 우유가 아니어도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답니다.
두 번째, 커피입니다. 어느 기사의 내용에서처럼, 현대인에게 이미 기호품이 아닌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커피... 남들보다 더 깨어있기 위해, 더 집중하기 위해, 그리고 그냥 좋아서라도 커피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면장애가 있으신 분(잠에 쉽게 들지 못하거나 깊게 숙면하지 못한다 하는 경우), 소화불량(특히 속쓰림, 신물 증상이 있으신 분), 이유없이 가슴 두근거림이 있으신 경우는 커피를 줄이시거나 끊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적절한 카페인은 혈액순환, 치매예방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카페인에 민감하여 깊은 잠을 못 이루는 분이 의외로 꽤 많은데도, 그 원인과 해답을 다른 곳에서 찾고 계시기 쉽습니다. 위에 적어드린 증상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커피 먼저 줄여보시기를 강력히 제안드립니다. 그리고 더 필요한 치료방법을 병행하시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 홍삼입니다. 홍삼은, 인삼을 원재료로 하여, 말리지 않은 수삼을 증기 또는 기타 방법으로 쪄서 익혀 건조시킨 것으로, 피로회복과 면역력증진, 혈소판응집억제를 통한 혈액흐름에 도움이 된다는기능성 등을 인정받고 어느새 만병통치약으로 건강식품군의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하나의 약재가 만병의 통치약은 될 수 없습니다. 잘 알고 쓰고, 애매하면 고민하고 관찰하며, 아닌 증상에는 멀리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진료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린다면, 평소 두통, 가슴두근거림, 혈압이 많이 상승되는 경우, 변비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외에도 염증으로 발열이 있거나 각종 피부질환(여드름, 홍조, 피부염 등등)이 있는 경우는 홍삼 섭취를 주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인삼의 성질이 부드러워진 상태라고 보더라도, 일단은 기운을 북돋고 몸을 덥히는 역할을 하므로, 기운이 부족한 경우가 아니라 진액이나 혈분이 부족한 경우(대표적으로 갱년기 증후군, 소아 중에 왕성환 활동력을 보이지만 음식섭취에 관심을 두지 않아 보이는 경우, 수면장애 등), 기운이 넘치고 혈압상승경향이 있는 경우(대표적으로 건장하고 과음과식을 생활화하는 성인), 열기가 많은 경우(여드름, 피부발진, 안면홍조, 심한 두통 증상) 등에는 홍삼의 무분별한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거꾸로 식욕이 왕성하지 않고, 소화력도 좋지 않으며, 낮에 무기력하고 졸리며, 위에 적은 증상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는 활용해 볼만 할 수도 있겠지요. 소아가 내원하였습니다. 진료시간 내내 진료실 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마네요. 집에서도 마찬가지랍니다. 밥을 먹기 위해 제자리에 앉아있는 법이 없답니다. 음식에 대한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밥을 먹기 시작해도 입에 물고 돌아다니기 일쑤입니다. 밥맛이 더 생기라고 부모님은 홍삼류의 건강식품을 챙겨 먹이고 계셨습니다. 이런 소아들은 밤에 땀을 흘리고 자거나(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더 심한 정도로), 목이 붓고 열나는 감기를 경험하기 쉬운데요. 이럴 때는 기운을 북돋고 열을 도울 수 있는 홍삼은 - 면역력을 증진한다는 이유에서 선택하셨겠지만 - ‘아니올시다’ 가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쉬운, 비위의 기능을 보충하는 약을 써서 식욕을 올려보겠다 하는 것도 효과가 없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진액 또는 혈분(한의학적 용어입니다. 에너지 보다는 ‘물질’이라고 설명드리면 될 듯 합니다)을 보충하는 약을 써 주어야, 행동도 안정되고, 목이 촉촉하여 음식을 넘기기 쉬우며, 목도 덜 붓고 열도 덜 날수 있습니다. 처방약도 인삼을 빼고, 다른 약재들을 조합하여 구성하는데, 이럴 때 홍삼류(홍*장군) 또한 아예 맞지 않겠지요? 건강식품, 영양제 까지 의료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기는 쉽지 않는, 건강식품의 홍수 시대에 와 있습니다. 그리고 ‘부족할 것’을 걱정하지만, ‘그리 많이 부족한 상태’는 아닌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부족’이 아니라 ‘불균형’이 문제가 아닐까요? 그래서 무분별한 선택은 분명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건강식품, 영양제도, 혹시 우유도, 커피도... 가까운 의료진과 최대한 상의해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