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7 | <상열하한(上熱下寒)> 도대체 누구를 위한 노출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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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커트, 짧은 반바지...도대체 누구를 위한 노출인가요? 상열하한(上熱下寒)
한여름은커녕 아직 4월인데도 스타킹도 없이 맨다리를 훌렁 드러내고 짧은 치마를 입은 아가씨들이 길에 보입니다. 내가 그이의 엄마, 이모라면 달려가 잠바를 벗어 감싸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흔히들 아가씨들은 ‘손발이 차다, 추위를 많이 탄다’고 하면서도 한겨울에도 짧은 옷을 입는 경우도 많고, 겨울이 지나면 이내 긴 바지, 긴 치마를 벗어던집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노출인지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젊음은 한때라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내가 이뻐 보이는 것이 기분이 좋아 입는 패션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때가 한여름도 아니고, 장소가 이곳이 동남아 열대 지방도 아닌데 엉덩이를 겨우 가릴 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인들을 보노라면 한의사인 아줌마 맘은 썰렁하고 쓰라려 눈이 절로 찌뿌려 집니다.
인체는 자연계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으로 몸의 생리(生理) 기능이 잘 발휘될 때는 열(熱), 화(火)가 대류작용을 잘 하여 상체(上體)로는 몸의 청기(淸氣)가 잘 올라가고 하체(下體)로는 따뜻한 열기가 내려와 건강한 몸의 한열(寒熱) 균형 상태를 이룹니다. 즉 수승화강(水升火降)의 상태가 됩니다. 맑고 시원한 기운은 머리로 잘 올라가고, 따뜻하게 더운 기운은 발까지 잘 내려와 머리부터 발까지 크게 원을 그리는 순환 상태를 연상하면 됩니다. 이러한 한열의 균형 상태가 무너지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병적(病的)인 변화, 즉 상열하한(上熱下寒)으로 인한 질병이 발생하게 됩니다.
상체에서는 보통 열기(熱氣), 화(火)에 의한 증상, 두통, 안면 홍조, 여드름 등의 피부질환, 안구 건조증, 이명(耳鳴), 탈모, 머리가 무겁고 멍하거나(頭重) 가슴이 답답하거나(胸悶) 두근거리는(心悸, 怔忡)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초(下焦), 즉 하체에서는 냉(冷)한 기운으로 인해 허리통증, 아랫배가 차갑고 무릎이 아프고 시린 증상이 나타나고 특히 여성에서는 생리통과 냉대하(冷帶下)증인 잦은 질염, 방광염 등으로 표현됩니다. 하복냉증이 장기간 지속되고 만성화되면 기혈 순환 장애를 유발하여 어혈(瘀血)이 잘 풀어지지 않아서, 근종, 자궁내막증, 선근증 등의 여성 생식기 종양도 생기기 쉽게 됩니다.
냉대하증은 정상적이지 않은 여성 분비물의 총칭으로, 쉽게 얘기하면 질에서 나오는 분비물과 관련한 불편한 모든 증상들을 말합니다. 분비물이 속옷 하나로는 감당이 안 되서 팬티 라이너를 찰 정도로 많거나, 밑이 가렵거나, 분비물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또는 밑이 차가워서 괴로운 증상 등, 이 모든 증상을 통틀어 냉대하증이라고 합니다. 이런 증상은 적극적인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경우로, 양방에서는 흔히 질염이라고 하여 원인균에 대한 항생제, 소염제를 처방하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자궁, 골반, 외생식기의 정기(正氣), 즉 면역 기능이 저하되어 외부의 사기(邪氣)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져 염증이나 증상이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 정기를 강화하는, 기혈 순환이 잘 되는 치료를 하게 됩니다.
수승화강이 잘 안 되는 원인은 정신적, 육체적 피로 누적과 스트레스, 음주, 흡연, 나쁜 식습관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잘못된 의복 습관도 하나의 큰 원인이 됩니다. 위는 목만 잘 따뜻하게 하면 되는데, 목도리나 스카프에다 몇 겹의 상의는 입지만 아래로는 속바지나 속치마도 없이 달랑 속옷 하나에 짧은 치마나 바지뿐입니다.
중학교 가사시간에 예전 조선시대 여성의 속옷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옛날 여성들의 속옷은 신분에 따라 옷감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종류에는 별로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너른바지, 속바지(고쟁이), 단속곳, 속속곳, 다리속곳, 허리띠 등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 속옷들의 특징은 몸에 붙지 않고 조이지 않게 여러 겹으로 하체를 둘러싸서 보온에 힘쓴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겹을 입었으나 소통이 되어서 공기가 드나들고 공기가 옷의 층에 함유되어 자연스럽게, 기분 좋게 보온이 됩니다. 외부 생식기인 질(膣)도 구멍이고 소통이 필요한 곳인데, 밑이 붙지 않고 가운데가 터진 고쟁이는 가릴 것은 가리고 또 필요하면 열리는 건강한 복식인 것입니다. 이렇게 여러 겹으로 몸에 붙지 않고 잘 겹쳐 싸인데다가 우리의 전통 한복은 발목을 덮는 길이에 항아리처럼 혹은 밑으로 퍼져 늘어진 치마입니다. 여성의 몸을 가리기 위한 용도로도 쓰였겠지만, 한복 치마의 효용은 여성 생식기 건강에 있어서도 절대 우위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한창 미세먼지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대기나 물과 같은 조건은 대륙, 적어도 사는 지역을 이동하지 않으면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일 입는 의복이나 신발 등은 내가 바꿀 수 있으며, 매일 장시간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건강과 깊은 관련성을 가집니다. 바람이 불어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봄날입니다. 목에 스카프 한 겹 두르시고요, 위에는 여러 겹 상의를 입었는데 짧은 치마, 바지로 멋을 내시기보다 아직은 발목까지 오는 밑위가 조이지 않는 바지나 풍성한 치마를 선택하시길 권합니다! 모든 여성이 그랬으면 좋겠지만, 특히 따뜻한 자궁에 아이가 찾아오기를 바라는 우리는 더 그러하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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